동춘사골순대국

동춘사골순대국

주말이였어요. 아이가 셋이지만 이젠 슬슬 남편과 저 둘이서 놀아야하는 주말이 되어가는 과정중이에요. 섭섭하기도 하고 아쉬워요. 결혼한지 21년이 지났지만 아직은 남편과 저 젊다는 느낌이에요. 40대중반.. 결혼을 일찍했어요. 친구들은 아직 초등학교 입학도 안시킨 아이들 키우는 친구도 있어요. 하지만 전 점점 남편과 저 둘이 놀아야하는 시간이 오는 것이 어색하고 서운해요.
아이들 어릴적, 참으로 힘들때 언제쯤 이 힘든 시기가 지나는지 기다려졌어요. 육체적으로 아이들 키우기가 참 힘들었거든요. 하지만 그런거 다 지우고 살잖아요.
한참 더 아이들과 함께 하고 싶은데 아이들은 바쁘네요. 순대국 먹으러 갔다는 서론이 참 길었어요. 우리는 우울한 마음을 얼큰한 순대국으로 풀자며 순대국으로 갔어요.ㅎㅎ

[동춘사골순대국]
인천 연수구 동곡재로49번길 8 2층 동춘사골순대국

메뉴판

남편은 살짝 고민을 하긴 했어요. 메뉴판 좀 보세요. 이렇게 순대국이 종류가 많잖아요. 저는 반드시 얼큰한 순대국을 먹고야 말겠다고 했더니 남편이 그럼 본인도 같은걸 시키겠다고 하네요. ㅎㅎ 맵찌리 남편 넘 우숩게 보내요 여기 얼큰한 순대국 정말 기가막히게 매운데 말이에요.

메뉴판 구경 잘 해보세요. 육수추가 1,000원까지 꼼꼼함.^^

직원분들이 얼마나 손이 빠른지 우리가 앉자마자 반찬이 이렇게 나왔어요.
남편은 주문을 하고 화장실을 갔어요. 혼자 식당 테이블에 앉아 있는 기분이란..
혼밥하러 온 사람 같은 외로운느낌이에요.
몸둘바를 모르겠어요. 그래서 남편자리에 얼른 수저셋트를 놨지요. 나 혼자 온 것 아니다 라는 그런 뜻으로요.
배추김치, 깍두기, 부추김치
부추김치는 양념이 약해요. 순대국에 넣어 먹기에 좋은 양념이에요.

순대국 즐기는 꿀팁

여기 꿀팁 좀 보세요.
재밌네요. 우선 뒤에 가서 더 말해보자구요.

새우젓까지 비치가 되어있지만 얼큰한순대국에는 넣지 않아도 되어요.

여기서 잠깐, 요즘 공기밥 수준 좀 보세요.
포장에는 공기밥이 제외되어요.
공기 그릇 안에 밥이 실제로 보면 엄청 적어요. 저는 마음에 들어요. 하지만 잘 먹는 사람들에게는 부족해보어요.
그런데 아까 윗 사진 꿀팁에 보면 공기밥은 1인1메뉴라면 무료리필이 가능하다고 하네요. 이런것 참 좋아요. 이런식으로 공기밥으로 인한 음식물을 남기지 않고 활용하는 방안이 요즘 인기라고 하네요.

얼큰~~~하게 보이는 순대국이 나왔어요.
11,000원
오늘 스트레스 마구 날릴 예정이에요.

여기가 인기가 많은 이유가 뭘까요.
맞아요 가득한 내용물.
수저로 휘저어 보면 정말 국물 속에 가득 들어있는 고기들이에요. 베리굿이에요.

순대국을 먹고있다가 셀프반찬코너에 자꾸자꾸 손님들이 줄을 지어 그릇에 담아가는 반찬을 유심히 보게됐어요. 기본 반찬으로 나온 배추김치,깍두기, 부추 이외에 한가지가 더 있다는 걸 알게되었어요.
"여보, 다른 사람이 빨간 다른 무언가들 자꾸 퍼가요"
"갖다줘?"
"부끄러워서 못가니 갖다줘용"
와우... 머릿고기무침?
우리가 예상하기엔 머릿고기 무침 같아요.
기본반찬으론 나오지 않고 취향에 맞는 분들만 가져가게 되어있던거네요. 지난번에 올때 몰라서 못먹..억울..ㅎㅎ
새콤달콤해요. 꼬들꼬들 식감 좋아요.
매운 순대국이 아니었더라면 더 잘 맞는 반찬같아요.

오늘 남편과 저는 얼큰하게 스트레스를 날렸어요.

우리둘이 앞으로 좋은 곳 자주 가서 즐기자..라는 결론으로 주말을 마무리했네요.

아이들은 잠깐이에요.
지금 아무리 힘들어도 그 순간은 잠깐입니다.
행복을 즐기고 마음속으로 잘 간직하세요.
다 커버리고 나니 아쉬움이 넘치네요.
이 공허함은 조금 더 오래 갈 예정이지만 차근차근 하나씩 독립하기로 했습니다.